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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 많은 이민사회…무속 논란 대선에 불편

 하루가 남았다. 9일(한국 시각) 한국에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특히 이번 대선은 '무속' 등 종교적 이슈가 화두가 됐다. 한인 10명 중 7명(퓨리서치센터 조사)이 교회에 출석중일 정도로 기독교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인 이민사회에서는 한국 대선이 더욱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 종교와 관련된 이슈 교인 간의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한 갈등 등을 알아봤다.   미신, 무속 행위 부정하는 기독교 무속 논란 일면서 후보 찬반 논란   SNS 등에 기독교인들 견해 다양 정치 이슈로 대화 나누다 갈등도   교회 내 정치적 대화 자제하기도 "신앙적 성숙함으로 갈등 피해라"  최근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경남 거제 유세에서 리본이 묶인 건대구를 들어올리자 주술 논란이 재점화됐다.   무속식 상차림에 통북어가 오른다는 점 때문에 건대구가 북어로 대중에게 잘못 인식된 탓이다.   특히 기독교계 내에서는 윤 후보를 둘러싼 '무속 논란'에 대해 상당히 불편해 한다. 미신 무속 행위 등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박충구 전 감신대 교수는 이에 대해 "어떻게 선거판에서 대놓고 '액막이' 짓을 하느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액막이는 액.액운을 미리 막기 위해 행하는 의례를 의미한다.     이후 윤 후보가 들어올린 대구는 거제 지역의 특산물로서 한 청년 어부가 선물한 것임이 알려지면서 다시 반대 목소리가 제기됐다.   UCLA 옥성득 교수(한국기독교학)는 거제가 고향이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거제 장목의 명산 말린 대구를 들어올리니 명태 북어로 굿판을 벌였다고 선동한다"며 "교수도 목사도 기자도 속아 넘어간다. 나도 유세 장소를 확인하지 않고 잠시 속았다"고 전했다.   역대 대선에서 무속 자체가 이토록 화두가 된 적은 없었다. 도대체 무속 논란은 왜 발생했을까.   발단은 윤 후보가 대선 경선 토론 당시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를 새긴 모습이 포착되면서부터다. 윤 후보가 미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종교계에서부터 제기됐다.   이후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한 기자와 나눈 통화 녹음 내용이 보도되면서 논란은 커졌다.   김씨는 당시 녹취록에서 "도사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웬만한 무당보다 잘 본다" 등 무속인과 밀접한 발언을 했다. 이후 한 도사의 말에 따라 청와대 영빈관을 옮길 것이라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파장이 일었다.   무속 논란이 커지자 한국 내 20여 개 기독교 단체가 잇따라 "한국 교회여 이 나라를 주술에서 구하라"며 성명 등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역시 "무속이 중대한 공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정말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한 이재명 후보도 곧바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는 '오살 의식' 문제가 불거졌다. 민주당 선대위 산하 위원회 한 인사가 소셜미디어에 상대 측인 윤 후보를 향한 '저주 의식'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 인사는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벽에 걸어놓고 이를 훼손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게재하며 "이제부터 오살(五殺) 의식을 시작하겠노라. 윤쩍벌(윤 후보를 지칭하는 용어)을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한다"고 썼다. 또 지푸라기 인형 얼굴을 죽장처럼 보이는 도구로 찌르는 모습도 보여줬다. 오살은 죄인의 머리와 팔다리를 훼손하는 처형 방식이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선대위 입장과 무관하다. 본인의 사의 표명에 따라 선대위직에서 해촉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지난 연말 한국의 유명 대형 교회인 분당우리교회(담임목사 이찬수)의 등록 성도 여부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분당우리교회측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발표 "이재명 성도는 우리 교회에 등록을 했으며 현재 제적되어 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 가운데 윤 후보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초등학교 때 장래희망은 목사였다"고 말했다. 아내 김씨는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를 만나 신앙 상담을 하고 영접기도(예수를 믿겠다는 고백)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바인 지역 교인 주은영(37)씨는 "역대 이런 대선이 있었나 싶다. 21세기 경제 문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에서 대통령을 뽑는데 '무속'이 이슈가 된다는 게 정말 어이가 없다"며 "교회에서도 한국 대선을 위해 단체로 기도하는데 그 누구에게도 마음이 가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각 기독 단체들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반면 무속 논란 등을 개의치 않는 기독교인들도 있다.     지난달 19일 워싱턴DC에서는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 워싱턴교역자협의회 미주기독교애국총연합회 등 미주 지역 기독교 단체 관계자 200여 명이 '워싱턴에서 진단하는 한국 대선'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통일기도회를 이끈 이중인 목사는 "이번 대선에서 하나님에 합당한 대통령이 세워져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주체사상이 물러가고 사탄의 계획이 무너지게 해달라"고 말했다.   교인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견해에 따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 구역 모임 등에서 정치 이슈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있다.   토런스 지역 교인 김모씨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하나님'을 믿는 교인들이 무속에 빠진 후보를 지지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며 "구역 모임에서 그 이슈 때문에 논쟁이 있었는데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대선을 앞두고 교회 내에서 정치적인 이슈로 대화하는 것을 자제시키는 목회자도 있다.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 중형교회 이모 목사는 "교인들이 서로 상대의 정치적 견해를 존중해주면 좋은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며 "차라리 발언을 자제하는 것이 실보다 득이 많은 것 같아서 신앙적인 성숙함을 가져줄 것을 교인들에게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일 한국 아크(ARCC) 연구소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54%가 교회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반대했다. 장열 기자기독교인 이민사회 무속 논란 기독교인들 견해 한국 대선

2022-03-07

[J네트워크] 선거판 달구는 무속 논란

고대국가의 왕호인 단군이나 차차웅은 ‘무당’이라는 뜻이다. 그 시절 지배자는 무속의 권위를 통해 정치권력을 정당화했다. 이후 불교와 유교가 차례로 지배적 종교 지위에 올랐고, 무속은 공공 및 정치 분야에서 힘을 잃어갔다.     조선시대에는 무속을 탄압할 목적으로 3년마다 한 번 무당 명부를 작성하고 이에 근거해 정식으로 세금을 거뒀다.   16세기 등장한 사림파는 무당 폐지론을 주장한다. 세금을 걷으면 나라가 정식 직업으로 인정하는 셈이니 불법화해 뿌리를 뽑자는 논리였다. 그러나 무세는 국방비, 관청 운영비, 지방관의 판공비 등으로 활용됐기에 1895년 갑오개혁에 이르러서야 폐지된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1915년 ‘포교규칙’에서 신도·불교·기독교만 종교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유사단체’로 규정해 단속 근거를 마련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함께 본격화한 미신타파 운동으로 수많은 굿당이 파괴됐고, 당산굿·풍어제 등의 마을굿도 사라졌다.   국가가 주도한 무속 타파의 역사는 이렇듯 길다. 그렇다고 아예 없애지는 못했다. 대표적인 마을 수호신인 산신을 모시는 신앙은 불교 사찰의 산신각으로 스며드는 등 민속신앙은 외래 종교에 융합되기도 했다.     한때는 국가와 공동체를 이끌어가던 민속신앙은 이제 운을 점치고 복을 비는 사적인 영역, 한국인의 무의식에 남아있는 듯하다.   ‘한국민속신앙사전’(국립민속박물관)은 “무속은 현세에서 잘 먹고 잘사는 것을 추구하는 현세 긍정의 종교”라서 오늘날에도 생존형 종교로서 일정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해석한다. 도덕적 가치보다 실존적 가치, 내세의 구원이나 고매한 이상의 실현 대신 현세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게 보통 사람들에겐 더 시급한 일이라서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 현재를 즐기라는 오늘날의 ‘욜로(Yolo)’ 가치관과도 들어맞는 듯하다.   대선을 앞두고 무속 논란으로 시끄럽다. 몇몇 무속인은 후보 혹은 배우자의 관상을 봐주거나 점을 쳐줬다고 증언했다. 통계청 ‘서비스업조사’ 자료에 따르면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 종사자는 2019년 기준 1만745명, 1인당 연평균 매출이 1600만원대에 그친다. 대부분 혼자 운영하는 영세사업자다. 대선 후보라면 이들에게 자기 운명을 물을 게 아니라, 거꾸로 이들의 앞날을 고민해줘야 할 듯하다. 이경희 / 한국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장J네트워크 선거판 무속 무속 논란 무속 타파 기독교만 종교

20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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